27일 밤 12시경에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찍은 사진이다. 미국 쇠고기 전면 수입 반대를 외치는 시위대의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30~40명의 시민 주위를 밝게 빛나는 흰색 물체가 에워싸고 있다. 자세히 보니 경찰들이다. 도대체 이들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길래 경찰이 2겹, 3겹으로 서서 포위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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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포위되어 있는 시민들은 27일 9시 반에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가두시위를 하던 시위대의 일부다. 처음에 이들은 명동 롯데백화점과 명동성당 방향으로 행진했으나, 경찰의 저지 때문에 11시 30분 흩어져 다시 청계광장 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문제는 서울광장에서 일어났다. 차도에서 인도로 자리를 옮겨 프라자 호텔 앞을 지나던 시위대 300여 명을 전경들이 둘러 싼 것이다. 놀란 시민들은 "차도를 점거하지 않고, 인도를 통해 청계광장에 가서 해산하겠다"는 계획을 경찰측에 전달했다. 그러자 전경들은 프라자 호텔 앞에서 서울광장으로 통하는 횡단보도를 열어주며 시민들의 뜻을 존중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몇분 지나지 않아서 전경들은 갑자기 서울광장을 지나던 시위대의 일부를 포위했다. 시민 30~4명을 겹겹이 에워싸고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다.
이어 김영수 남대문경찰서장은 확성기를 들고 "여러분들은 불법 집회를 했다. 해산 명령을 했는데, 전혀 말을 듣지 않고 차가 다니는 차도에서 불법 집회를 했다"며 "곧 연행하겠다"고 말했다. 심지어 기자들에게 시위대에서 빠져 나오라고 말하며, "지금 경찰이 검거를 하려고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검거'라는 표현은 경찰이 범죄자를 일시 억류할 때 쓰는 말로 구속영장 없이는 행사할 수 없다.
곧이어 12시 30분경 100명이 넘는 시민들이 경찰에 연행되었다. 연행되는 시위대는 창문에 ‘이명박 탄핵’ 피켓을 펼쳐 보였고, 경찰 버스를 타면서 “우린 잘못이 없다”고 외쳤다. 당시 모습을 인터넷에서 글과 사진, 영상으로 접한 다수의 네티즌들은 "지금이 08년이 아니고 80년인가? 평화로운 시위를 왜 막고, 공권력을 이용해 시민들을 탄압하냐"며 "강제 연행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성토했다.

▲ 27일 새벽 종각역 부근에서 도로 점거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물론 시위대는 불법 행위를 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2조에 따르면 시위가 도로의 교통 소통에 장애를 발생시켜 심각한 교통 불편을 줄 우려가 있으면 금지를 할 수 있고, 이를 어기면 5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나와 있다. 그렇다면 경찰의 시위대 강제 연행은 정당한 것일까?
이에 대해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28일 촛불문화제 자유발언에서 "집시법 위반과 도로교통법 위반은 벌금 50만원 이하의 경미한 처벌이기 때문에 주거가 불분명할 때에만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경찰이 강제 연행을 하는 것은 국가가 나서서 명백한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것이다. 경찰이 시민의 인권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으면 징역 1년 이하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따라서 시민 여러분은 현행범 체포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한 뒤 "경찰이 여러분의 몸에 손을 대려고 하면 '이건 불법행위'라고 분명히 말하라"고 조언했다.

남대문경찰서와 경찰청, 서울지방경찰청에 이번 시위대 강제 연행에 대한 입장을 들어보려고 했으나 모두 "차후 브리핑이 있다면 입장을 밝히겠지만, 지금은 그 문제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한편, 정부와 한나라당은 국민들의 심각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29일 미국산 쇠고기의 새 수입조건을 담은 고시를 오후 4시에 발표할 예정이다. 고시를 의뢰하면 통상적으로 2~3일 후 관보에 게재돼 효력을 발휘하게 되고, 아울러 지난해 10월 이후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 검역이 재개된다.
도깨비뉴스 강지용 기자 youngkang21@dkbnews.com
사진= 리포터 신상우 report2@dk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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