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19 10:38

독신여성 덮치는 ‘구로동 CCTV’의 정체는?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들어가 범행을 저지르는 구로동 CCTV 영상,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한 네티즌이 도깨비뉴스 제보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은숙이'님은 '구로동 CCTV'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리며 "내가 자주 가던 커뮤니티에 원룸에 혼자사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 사건의 수배전단과 동영상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그가 제보한 영상은 한 여성이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디지털 도어록을 여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섬뜩하게도 이 모습을 한 남성이 계단 위에서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간 여성은 잠시 후 외출을 위해 치마로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여성이 나가자 문을 여는 모습을 지켜보던 남성이 문으로 접근한다. 그는 주위를 살피더니 기억해 뒀던 디지털 도어록 번호를 누르고 여성의 집으로 무단 침입한다. 남성은 불을 켜고 내부의 이곳저곳을 살핀다. 이어 옷장을 열더니 여성의 속옷을 꺼내는 대담함을 보인다. 심지어 그 속옷을 자신의 몸에 대보고, 냄새까지 맡는 등의 변태적인 행위도 서슴치 않는다.

 잠시 후 문에서 인기척이 들리자, 남성은 자신의 신발을 숨기고, 불을 끄고 어둠 속으로 숨는다. 외출했던 독신여성이 돌아온 것이다. 여성은 거울을 보며 옷을 하나 둘씩 벗는데, 남성이 이를 몰래 지켜본다. 영상은 옷을 벗고 있는 여성에게 빠르게 뛰어가는 남성의 뒷모습을 보여주며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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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숙이'님은 "도어락 번호를 누르는 것을 몰래 보고 대범하게도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들어가 범행을 저지리는 CCTV 영상이다"며 "집에 혼자 있을 때가 많은 저인데, 매우 놀랐고 정말 무섭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영상을 유심히 살펴본 결과 이는 '낚시 영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선, CCTV는 한 곳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보통인데, 이 영상은 화면 구도가 여러번 바뀐다. 또한 집 내부에도 CCTV가 설치되어 있다는 점 또한 의심이 간다.

 마지막으로 영상에는 여성의 속옷을 갖고 장난을 치는 장면에서 범인의 얼굴이 자세히 잡혀 있는데, 수배전단에는 범인의 얼굴이 빠져 있다는 점도 이상한 부분이다.

 심지어 포털사이트에서 '구로동 CCTV'라는 키워드로 검색해 본 결과 이 사건에 대한 '가짜 기사'도 돌아다니고 있었다. "경찰은 구로동 CCTV에 찍힌 남성에 대해서 수사에 나섰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이 기사는 구로동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무단침입 범죄를 다루고 있다. 기사의 끝부분에는 'Copyrights ⓒ YTM & Digital YT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라는 가짜 저작권 표시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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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방식의 '낚시 영상'은 주로 광고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광고기법을 일명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 구전 마케팅)이라고 부르는데, 홍어의 배 속에서 파나소닉 카메라가 나왔다고 한 디시인사이드의 '홍어의 미스테리' 사건과 인천의 한 학교 학생들이 기획한 '여체안주' 사건, 그리고 강아지를 풍선에 매달아 날려보낸 '개풍녀' 사건 등이 바이럴 마케팅 즉 낚시 광고에 속한다.

 그렇다면 '구로동 CCTV'는 누가 제작한 '낚시 광고'일까? 일부 네티즌들은 CCTV 혹은 카메라 광고로 보기도 했고, 디지털 도어록 광고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성인방송 광고가 아닐까"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정체를 알아보기 위해 먼저 이 동영상이 올라온 동영상 공유 사이트 프리에그, 프리챌Q, 엠엔캐스트, 판도라TV 등을 살펴봤다. 그런데 올린 네티즌들 사이에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한 대규모 전자회사 캠코더의 UCC 광고를 지난 2월 올렸다는 것이었다.

 당시 해당 캠코더는 ‘HD급 동영상 촬영’을 자랑하던 기종이었다. 이 캠코더의 UCC 광고 중 2월 20일에 올라왔던 영상을 살펴보면 캠코더로 추격하던 범죄자의 얼굴을 촬영해 잡는다는 내용이었다. 'HD는 놓치지 않는다'는 광고 카피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해당 전자회사 홍보 담당자는 "처음 보는 동영상"이라며 "절대 우리 회사의 광고 영상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는 도깨비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당 영상에는 CCTV만 나올 뿐 캠코더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며 "제품의 장점도 부각시키지 않는 영상을 만들 까닭이 없다. 또한 캠코더 관련 부서 역시 최근 조직개편 등 여러가지 일이 많아 이런 영상을 제작할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홍보 담당자는 이어 "영상을 보니 나도 어느 회사에서 만든 것인지 궁금하다"며 "꼭 밝혀달라"고 당부하기까지 했다. 이 '낚시 영상'의 정체에 대해 아는 독자들은 댓글로 남겨 주시기를 바란다.


동영상이 올라온 프리챌Q: http://q.freechal.com/eunsuked
도깨비뉴스 강지용 기자 youngkang21@dk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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