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8/01 14:07

마흔살 F-4E에는 인간의 ‘혼’이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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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진을 점검하고 있는 정비사의 모습. 가운데 적혀있는 이름이 정비한 사람의 서명이다.
 
 F-4E 팬텀을 대한민국 공군에서 운용한지 올해로 벌써 4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한때는 미국과 영국 등 많은 국가에서 주력 전투기로 사용되며 하늘을 주름잡던 F-4E.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기체 노화와 여러가지 고장 등의 이유로 이미 퇴역을 시킨 국가들이 많다.
 
 사람으로 따지면 '노인'이라고 할 수 있는 전투기 F-4E.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노익장을 과시하며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우리가 아직까지 F-4E 전투기를 이렇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언제나 전투기를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는 정비사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이들을 만나기 위해 도깨비뉴스에서는 제17전투비행단 소속 야전정비대대를 찾아가 봤다.
 
▲ 정비 중인 F-4E 팬텀의 모습.
 
 정비창에 들어서자 후끈한 열기가 먼저 느껴졌다. 팬텀 한 대에는 열 명이 넘는 정비 인원들이 자신이 담당한 부분에 붙어 임무에 열중하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 날씨임에도 긴 팔의 정비복을 갖춰 입고 정비를 하고 있는 그들의 얼굴은 땀으로 뒤범벅되어 있었다.
 
 팬텀은 비행 시간을 기준으로 정기적인 정비를 받게 된다. 100시간 비행을 마친 후에는 초도 점검을 하고, 300시간이 지나면 정기 점검을 받는다. 그리고 600시간에 도달했을 경우에는 종합 점검을 받으며, 운용 6년이 지나면 해당 지역 정비창으로 이동해 전체 분해 점검을 받는다. 물론 이상이 발견될 때에는 언제라도 정비에 들어가게 된다.
 
 40살이 넘은 팬텀을 정비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부품수급이다. 그러나 부품이 부족하다고 정비를 허술하게 할 수는 없다. 작은 결함 하나가 전투기 조종사의 생명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 부사관 1명과 병사 2명이 한 조를 이루어 작업하게 된다. 사진은 날개 부분에 그리스(grease)를 칠하는 모습.

 
 
 
 
 점검 중인 한 정비사에게 “팬텀이 오래된 기종이라 부품수급이 어려워 정비하기 힘들지 않냐?”고 묻자 그는 이마에 땀을 닦으며 “정비라는 것이 부품의 유무로만 판단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해당된 부품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며, 조금의 어려운 점이 있더라도 해결해 내는 것이 우수한 정비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뿌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현재 대한민국 공군은 F-4E가 운용되는 순간까지 원활한 부품 조달을 위해 부족한 부품은 제작사에 최대한 요청하는 한편, 구하기 힘든 부분은 퇴역한 동일 기종에서 얻거나, 자체 제작까지 하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군사전문가들도 우리의 정비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임을 인정하고 있다.
 
▲ 한 정비사가 조종석 부분을 살펴보고 있다.
 
 
 
▲ 12년 동안 팬텀만을 정비해 온 이영석 중사(31)는 “팬텀은 내게 큰 애착이 가는 기종이다. 아직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운용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정비하고 싶다”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 팬텀의 레이더. C형에 비해 개량된 AN/APQ-109A 레이더가 장착되어 있다.
 
▲ 기체 하단의 발칸포는 개발 초기에는 없다가, 베트남전 이후 근접전의 필요에 의해 장착되었다. F-4E 형에는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
 
 
 
 이들은 자신의 작업을 "혼을 실은 정비"라고 표현했다. 이런 자신감은 지금까지 흘렸던 수많은 땀방울과 눈물이 그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촬영에 협조해 주신 공군 제17전투비행단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도깨비뉴스 인턴기자 용진 dkbnews@dkbnews.com
사진촬영= 이상석 기자 redfox43@dk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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